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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정원은 애니메이션 영화로 '초속 5cm', '너의 이름은' 등으로 유명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작품이다.

 

비 오는 날의 도시를 배경으로, 서정적인 피아노 소리로 그려지는 분위기를 느껴 볼 수 있다. 

 

주인공 '타카오'는 비 오는 날 아침에는 항상 지각을 하는 소년이다.

 

구두장이라는 현실과는 다소 동떨어진 꿈을 꾸는 그는, 비 오는 날 아침에는 학교 대신 공원으로 가서 

 

스케치를 하는 등 온전히 자신만을 위한 시간으로 아침을 보낸다.

 

그런데, 매일 자신만 이용하던 그 공원에 정장 차림의 한 여자가 초콜릿과 맥주를 먹으며 앉아 있다.

 

20대 중반으로 보이는 아름다운 여성의 이름은 '유키노'이다.

 

 

비 오는 날 아침, 정장을 입고 회사 대신 공원에 있는 유키노와

 

학교에 가지 않고 공원에 있는 타카오.

 

이 둘은 서로의 모습에 동질감이라도 느낀 것일까

 

급속도로 가까워지게 된다.

 

 

언어의 정원은 초속 5cm를 만든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작품인데,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이야기 속의 등장인물들을 서로 연결시켜주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는 희망적인 결말을 보여주며 여지를 남겨주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기도 했다.

 

 

또 한 가지, 이 영화는 뛰어난 작화로도 유명하다.

 

마치 사진처럼 보이는 신주쿠의 건물들을 통해 가상의 세계와 현실의 경계를 조금은 허문 것 같다.

 

나는 영화를 보고 영화의 배경지인 '신주쿠 공원'에 다녀왔었다.

 

그리고 영화를 통해 보았던 공원이 그대로 내 눈앞에 펼쳐져 있단 사실에 감동받으면서도,

 

너무나 비슷한 영화의 작화 때문에 다시 한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영화의 제목이 '언어의 정원'인 이유는 타카오와 유키노의 사이를 이어주는 매체가 바로 '만엽집'이라는

 

일본의 고대 시집이기 때문이다.

 

타카오가 학교에 갈 시간이 되어 공원을 떠날 무렵 유키노는 만엽집에 수록된 시 한 편을 낭송한다.

 

" 천둥소리가 멀리서 들려오고 

 

구름이 끼고 비라도 내리지 않을까

 

그러면 당신을 붙잡을 수 있을 텐데 "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고 싶지 않아 하는 마음이 드러나는 짧은 구절의 시다.

 

타카오는 이 짧은 시를 계속 생각하며 유키노를 떠올린다.

 

'만엽집'으로 이 둘의 사이를 이어준 '신주쿠 공원'이 '언어의 정원'이 된 것이다.

 

 

영화에서 매일 수많은 사람들이 출퇴근하며 북적이는 지하철과

 

빗소리와 풀냄새로 가득한 정원은 서로 대비되는 느낌을 준다.

 

모두가 똑같은 교복을 입고 학교에 가고, 정장을 입고 회사에 출근할 때,

 

타카오와 유키노는 '언어의 정원'으로 도망쳐 작은 일탈을 한다.

 

이들의 일탈을 통해 약간의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었다.

 

답답한 일상 속에서 힐링이 필요한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았으면 좋겠다.

 

비 오는 날 생각나는 영화 '언어의 정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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